결혼, 더 이상 선택이 아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어렵사리 들어간 대학, 부모님이 겨우 마련해 주신 등록금으로 첫 학기는 어떻게든 다니겠지만 벌써부터 다음 학기가 걱정이다. 

공부에만 전념하고 싶었지만 입학식을 하기도 전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벌어봐야 겨우 내 생활비정도 밖에는 안 될 테지만 이렇게라도 해야 부모님께 학비에 대한 부담을 덜어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아버지께선 다음 학기부터는 학자금 대출을 알아보라고 하신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수십 개의 회사에 입사 지원서를 넣었지만 벌써 몇 개월째 아무 소식이 없다. 뭐가 잘못된 걸까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자신감만 떨어지고 학자금 대출을 갚을 생각에 눈앞이 까마득해 지다가 결국 아르바이트를 다시 시작한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위의 이야기는 요즘 청년들이 겪고 있는 실태를 1인칭 시점으로 풀어본 것이다.

희망을 품어야 할 시기에 절망부터 겪게 되는 요즘 청년들에게 과연 미래를 볼 수 있는 여유가 있을까?

지난 3월 잡코리아가 올해 대학 졸업생 109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대학 졸업생 중 절반 이상이 1학년부터 빚을 지기 시작한다. 평균 금액은 1,321만원이며 그 중 일부 학생은 대부업체를 이용했다고도 한다. 그리고 이들은 빚을 모두 청산 하는 데에는 취직 후 3~5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를 4년제 대학 남학생을 기준으로 보게 되면 대학 진학 후 졸업까지 병역 기간을 포함 보통 6~7년정도 걸리며 졸업 후에도 바로 취직이 안 될 경우 취업 준비를 하는 기간 1~2년 정도 소요된다. 결국 취직 후 빚을 모두 갚는 시기는 30~35살 때가 된다.

하지만 결혼을 준비하기 위해 또 다시 빚을 내야한다. 예식 비에 집 장만에 드는 비용까지 다하면 최소 1억 ~ 1억 5천만 원이 드니 끝날 것만 같았던 빚과의 전쟁은 이제부터가 시작인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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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시인 바이런은 이런 말을 남겼다 “죽음으로써 모든 비극은 끝나고, 결혼으로써 모든 희극은 끝난다.” 하지만 이 시대의 청년들은 결혼하기도 전에 모든 희극이 끝나가고 있는 듯싶다. 이들에게 결혼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다.
피하고 싶은 전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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