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한국의 심장을 관통하라
聖人以天下爲事者 必知亂之所自起 焉能治之 不知亂之所自起 則不能治. 譬之 醫之攻人之疾者然 必知疾之所自起 焉能攻誌 不知疾之所自起 則不能攻 治亂者 何獨不然(兼愛)
“천하를 다스리는 성인은 반드시 혼란이 일어나는 원인을 알아야 다스릴 수 있다. 혼란의 원인을 알지 못한다면 다스릴 수가 없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의사가 병을 고치는 경우와 마찬가지이다. 그 병의 원인을 알아야 병을 고칠 수 있으며 병의 원인을 알지 못하면 고칠 수 없는 것이다. 사회의 혼란을 다스리는 것도 이와 다를 것이 없다.”
위 내용은 묵자사상의 핵심을 담고 있는 겸애편(兼愛篇) 상(上)의 첫 구절이며 사회의 혼란은 어디서 오는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최근 메르스로 인해 큰 혼란에 빠져 있는 한국은 과거 중국의 춘추 전국 시대를 떠올리게 한다. 안일하고 무능한 대처로 인해 점점 국민들의 외면과 비난을 받고 있는 정부, 또 그로인해 여기저기서 점점 높아지는 목소리들 그리고 계속해서 혼란스러워지는 사회까지 눈에 보이는 전쟁만 없을 뿐 전체적인 사회의 모습은 꼭 닮은 듯하다.
국민들은 메르스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 그 바이러스가 위험한 건지 아닌지도 전혀 감을 잡을 수 없는 상황 이였다. 하지만 1차, 2차 감염자 소식이 빠르게 언론을 타고 전파되면서 40%에 이르는 높은 치사율과 마땅한 백신이 없다는 것 그리고 전염성을 가진 메르스의 정체는 정보가 부족했던 국민들을 순식간에 충격과 공포에 몰아 넣었다.
이런 바이러스는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감염자 격리 치료는 물론 2차, 3차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기본이다. 또한 공포에 질린 국민들을 진정시키고 안심시킬만한 대책을 제시해주어야 한다. 하지만 정부의 안일한 태도로 인해 초기 대응은 완전히 실패했고 감염자 수는 세계에서 주목할 정도로 폭발적으로 늘었으며 동시에 국민들의 체감 공포는 더욱 커져만 갔다. 여기에 교육부의 ‘낙타 고기’ 발언과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 국민들은 가만히 있으라는 보건부의 답답한 태도, 그리고 발생한지 16일만의 등장한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은 사회의 혼란만 더욱 가중시켰으며 괴담 유포 자를 색출하겠다는 법무부의 모습은 정부에 대한 불신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어버렸다.
묵자가 이야기 한 것처럼 천하를 다스리는 성인은 혼란의 원인을 분명히 알고 적절한 방법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애민사상이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국민과 사회에 대해 그만한 애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지난 세월호 때도 그랬지만 말과 행동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는 현 정권이 가장 부족한 바로 그것이다. 국민들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면 참여정부 시절 어렵게 구축한 수많은 재난 관련 메뉴얼을 그렇게 쉽게 폐기하지는 못 했을 것이며 이렇게 계속해서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진 않았을 것이다.
부디 국민들의 정신적, 육체적 피해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며 동시에 메르스라는 쓰나미가 정치적 야욕만으로 가득 찬 정치인들을 모두 걷어내고 국민과 사회에 좀 더 애정을 가져주는 정치인이나 지도자가 나올 수 있는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주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