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된 야당의 참패
이번 4.29 재보궐 선거에서의 야당의 참패는 한마디로 리더의 능력 부족이 가져 온 예고된 참패라 할 수 있다.
선거 전만 해도 전체적인 흐름은 야당에게 매우 유리했다. 홍준표 경북도지사의 무상급식 폐지, 성완종 리스트로 불거진 여당에 대한 여론 악화 그리고 대통령의 인사 문제에 대한 불신 등은 충분히 야권의 “정권심판론”에 힘을 실어줄만한 요소들이였으나 이런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쓰디 쓴 패배를 당해야 했던 여당. 왜 리더의 능력 부족이며 이런 패배를 당한 것인지 그 이유를 한번 분석해 보자.
1. 여당과 정부의 선거 전략이 좋았다.
다른건 몰라도 성완종 리스트에 대처하는 여당과 정부의 움직임이 그 어느때보다 빠르고 좋았다. 야당이 정권심판론만을 외치는 사이 책임 지고 빠르게 물러난 이완구 총리와 정부의 사태에 대한 강력한 해결 의지가 어느정도 민심에 작용된 듯 하다. 거기에 28일 발표한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는 마무리 카운트 펀치였다.
2. 여전히 경제에 목마른 민심
항상 새누리당의 공약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경제 살리기가 이번에도 먹힌듯 하다. 하긴 IMF때보다 더 힘들고 디플레이션의 시작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요즘 당연히 먹힐만한 요소다. 여기서 야당의 전략적 실패가 엿보인다. 정권을 심판하는 것도 좋지만 이 부분이 너무 이슈가 되다보니 가뜩이나 먹고 살기 힘든 서민들의 입장에서는 정치판의 피터지는 싸움을 보느니 여당에 힘을 실어 경제에 좀 더 신경 써주길 바라는 염원이 반영된 게 아닌가 싶다. 매번 선거때마다 이런 상황을 볼 수 있었던 것 같은데 확실히 야당의 이미지 쇄신이 필요하다.
3. 메우지 못한 내부 균열
관악을 지역에서의 야당의 패배는 가히 충격적인 일이다. 1998년 이후 한번도 놓치지 않았던 이 지역마저 여당에게 내주고 말았으니 내부적인 후폭풍은 말도 못할 것 같다. 이를 두고 언론에서는 “야권 분열”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며 야권에 대한 표심이 정동영, 정태호 후보 둘로 갈린게 야당 패배의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또한 광주서을 지역도 천정배 의원이 당선되고 말았으니 정말 속이 쓰릴 수 밖에 없는게 정동영, 천정배 후보 모두 새천년민주당을 탈당한 같은 야권 인사이기 때문이다. 결국 제 스스로 발목을 잡은 꼴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항상 야권의 전략은 현 정권에 대한 비난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물론 그게 정치적으로 야당의 역할이기는 하지만 그 방법에 있어 아직까지 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는 듯 하다. 또한 과거 노무현 대통령과 같은 새로운 카리스마를 지닌 인물이 없는 것도 안타까운 점이다. 확실한 카드라고 여겼던 인사들은 탈당해 버리고 그에 대한 수습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결국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사실 가장 아쉬운 것은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의 리더십이다. 분명히 눈에 보이던 당 내부의 문제점들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것은 물론 비전을 확실히 제시하지 못해 야당 전체가 갈피를 못 잡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다가 올 대선을 위해서도 야당은 이미지 쇄신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좀 더 합리적인 정책과 전략을 통해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모습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