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표 만화가 허영만
“고수의 손놀림은 화려하지 않다. 기술의 화려함은 본인만 알 뿐이다.”
허영만 화백의 대표 만화 중 하나인 “타짜”에 등장하는 이 말은 고수들의 역량을 비유한 말로써 사회 각계 각층에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도박이라는 다소 어두운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로도 만들어져 큰 인기를 누린 이 만화가 이렇게까지 많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이야기 전체를 이끌어가는 탄탄한 줄거리와 디테일한 묘사였다.
허영만 화백은 국내에서 거의 처음으로 스토리 작가 시스템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86년 제목부터 다소 무거운 ‘카멜레온의 시(詩)‘라는 만화를 발표하게 되는데 이 작품이 바로 스토리 작가와 함께 작업한 첫번째 작품이였다. 심오한 내용과 대사, 웃음기 없는 스토리등 당시의 만화들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임에도 불구하고 성인 독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는데 이를 계기로 허영만 화백은 스토리를 위한 자료 수집과 다방면의 지식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게 된다.
이후 이런 그의 깨달음이 가장 빛을 발한 작품이 바로 ‘식객‘이다. 동아일보를 통해 2002년 9월 부터 2008년 12월까지 총 6년 3개월동안 1,438회 걸쳐 연재된 이 만화는 다양한 음식과 디테일한 그림 묘사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는데 허화백은 이 만화를 위해 거의 7년에 걸쳐 전국에 있는 맛집이란 맛집은 다 찾아다녔고 음식 당 최소 400~500장의 사진을 촬영하는 등 객관적이고 디테일한 자료 수집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고 한다.
이번에 허영만 화백의 이러한 노력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렸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4.29~7.19일까지 열리는 ‘허영만의 창작의 비밀‘이라는 전시회인데 그의 초기 작품 원화 150만장과 드로잉 500점 등 방대한 내용을 전시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전시회 관련 한 인터뷰에서 그는 이번 전시가 은퇴를 위한 회고나 정리가 아니라며 “나는 진화한다. 진화할 것이다.” 라고 말했는데 칠순을 앞둔 노장 화백의 꿈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듯 하다. 1974년 ‘집을 찾아서’라는 만화로 만화계에 입문한 이후 41년 동안 한번도 쉬지 않았던 허영만 화백. 여전히 식지 않은 그의 열정이 앞으로 또 어떤 세상을 그려낼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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